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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의정부 조남혁 도의원 "현장을 좋아하던 그, 현장에서 떠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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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2015-07-03 05:41:05
왜 동부간선도로 지하차도 공사 현장인가?

 

 

 

조남혁 경기도의원이 의정부시민들의 곁을 떠났다.

나이 불과 54세의 그는 실종신고 나흘만에 싸늘한 주검이 되어 돌아와 가족들과 동료의원들, 지인들과 공무원 등 시민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지난 6월 26일 밤과 27일 새벽사이 무슨일이 있었던 걸까?

26일 밤 8시 30분께 의정부시청 공무원들 등과 저녁겸 술자리가 끝나고 10시 30분께 부인과 통화를 마지막으로 4시간여 뒤인 새벽 2시 30분께 그의 휴대폰은 꺼졌고 28일 실종신고가 됐다.

휴대폰이 꺼진 곳은 서울시계 의정부 호원동 롯데아파트 부근이고 이 지점은 음식점을 기준으로 집과는 반대 방향이다.

그의 시신이 발견된 곳은 실종신고 나흘 뒤인 지난 6월 30일 오후 2시 20분께 의정부시 장암동 7호선 도봉차량기지창 주변 동부간선도로 서계지하차도 공사현장 으슥한 곳의 배수구로 6~7m에서 추락한 것으로 보인다.

이 곳은 의정부시 동부간선도로 확장공사 구간으로 주민 민원이 거세게 일어 지하차도로 공사에 들어갔지만 올해 말 완공을 놓고 동부간선도로 확장공사에 국도비를 소진하는 바람에 지하차도는 전액 시비로 해야하나 예산부족으로 공사가 중단된 상태였다.

추가 도비지원 등이 필요하지만 원활하지 않아 최근 시가 지방채 100억원을 발행하기로 하고 의회를 통과해 장암동 롯데 캐슬 인근~도봉철도차량기지창 인근 호장교까지 지하차도 820m 공사를 연말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바로 이 부분을 조 의원이 걱정했다.

두 번의 시의원을 거치면서 부의장을 지냈고 지난해 초선 도의원이 된 그는 지원된 도비가 확장공사에 소진되자 도 예산을 더 따내려 했으나 백석천 공사비 등 힘을 쏟아야 할 것이 많아 여력에 부치면서 주위 지인들과 동료의원들에게 걱정하는 소리를 자주 했다는 것.

같은 당 소속으로 조 의원을 잘 알아온 김이원 시의원은 "손학규 전 도지사와 함께 문상을 왔던 동료 도의원이 최근 조 의원이 여러차례 이 구간 공사에 대해 민원도 있었던 구간이고 담당자도 바뀌는 등 현장을 방문하고 싶어했다"고 전했다.

이어 "조 의원의 몇몇 친구 역시 조 의원이 이 구간에 대해 민원이 발생한 구간이라며 방문하고 싶어 했다고 말했다"고 기자에게 털어놨다.

CCTV에는 조 의원이 음식점을 나와 주유소 등을 지나는 장면에서 만취한 듯 비틀거렸고 얼마의 시간이 흐른 뒤 동부간선도로 서계지하차도 공사현장 CCTV에는 공사장의 진입을 막고있는 지장물을 밟고 들어가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한다.

조 의원의 시신이 발견된 곳은 공사장 입구가 아닌 한참 들어간 지점이다. 일부에서는 집과 반대 방향인 롯데아파트 부근에서 휴대폰이 꺼진것과 시신이 발견된 지점 등의 이유로 실족사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기자가 15년여를 보아 온 조 의원은 현장을 좋아한다. 또 먼저 혼자 다니는 습관도 있다.

기자가 기억하는 한 가지.

지난 2006년 1월, 조 의원은 의정부시청 및 도서관 뒷편 직동공원과 경기도북부청사 인근 추공공원 조성 사업에서 부실공사와 마구잡이식 공사 현장을 혼자서 방문해 확인한 뒤 몇몇 기자들에게 취재를 요청한 바 있다. 이후 기사화 된 뒤 조치됐다.

아마도 음식점을 나서던 취한 상태에서는 잠깐 방향감각을 잃었을 수 있고 롯데아파트 주변에서 다소 취기가 깨자 걱정거리이던 동부간선도로 공사현장이 생각난건 아닐지?

아니면 음식점을 나서는 순간부터 공사현장 방문을 염두에 둔건지도 모르겠고 또 아니면......그 만이 알것이다.

물론 수사 결과 발표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소위 '일꾼'으로 불리는 시.도의원들, 정치인들의 업무시간은 따로 있다기 보다 열려있다는게 맞다. 그래야 하고.

술을 먹는 것이 문제화 되기도 하고 구설수가 일기도 하지만 현실은 술자리는 업무의 연장이자 정보의 장이 된다.

언제든 현장으로 향할 수 있는 것이 그 세계의 특징이다.

만약 조 의원이 그랬다면 술을 깨고 다음날 갔더라면 하는 뒤늦은 후회만 남겠지만.

주위 의원들은 한결같이 말한다. "일하는 때가 따로 있는게 아니고 현장을 홀로 방문하는건 다반사"라고.

또 "이건 순직"이라고.

책임감 강하고 불시 현장 강행을 좋아하던 조 의원은 그 날도 현장 스케치로 현장의 소리를 도의회나 도에 전하기 위해 현장을 찾은 건 아닐까?

영정속 조 의원은 환하게 웃고만 있다.

2015-07-03 05:41:05 수정 이미숙기자 ( uifocus@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