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7일 오후 양주시 송추의 한 농원에서 작은 출판기념회가 열렸다.
우리가 그동안 흔히 보아왔던 형식의 틀을 과감히 깬 출판기념회로서 무엇보다 거창한 의식은 모두 생략하고, 출판의 의미를 알만한 의정부고등학교 30여 동문들이 자발적인 발걸음을 통해 저자의 출판을 축하하는 외형적 규모는 작지만 요즘 보기 힘든 매우 뜻깊은 출판기념회 자리였다.
책제목은 '뽀高낳이'(저자 유호명, 신국판, 전면컬러, 408쪽, 정가18,000원, 도서출판 예영). '뽀高'란 의정부고등학교를 말한다. 설립 당시 학교 옆에 뽀빠이수영장이 있었던 것이 이유로 자연스럽게 '뽀高'로 불리우게 되었는데, 이 책의 유호명 저자는 최근 몇 달전부터 의정부고등학교 총동문회 밴드에 글을 게시해온 것을 몇몇 동문들의 제안을 받고 그 글들을 모아 도서출판 예영의 이름으로 출판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 책에는 소중한 의정부의 이야기와 70, 80년대의 풋풋한 이야기들의 듬뿍 담겨 있다. 저자는 의정부고등학교 3회 졸업생으로서, 경기도 남양주시 진접읍에서 태어나 의정부가 고향으로 현재 의정부시에 살고 있다. 종합일간지에 오래 근무한 경력을 갖고 있으며 의정부에 대한 남다른 자부심을 갖고 있다. 이 날 출판기념회에는 소풍 컨셉으로 먹거리도 풍성하였고, 무엇보다 저자의 출판을 축하하는 동문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연주가 저녁 늦게까지 이어졌다.
<야외 농원에서 소풍 컨셉으로 진행되고 있는 출판기념회>
특히 사전 시나리오가 전혀 없는 축하 형식에 저자의 차녀 유현민(경희대 3학년 재학, 성악 전공) 양은 아버지의 출판기념회를 축하하기 위해 먼 거리를 마다않고 직접 대중교통을 이용해 현장까지 찾아와 가곡과 클래식곡을 성악으로 연주해주었는데, 참석한 축하객들에게 감동을 준 것은 물론 이 행사의 의미를 전달하기에 충분했다. 본문 중의 한 부분을 발췌한 글이다. “신기하다! 6년 동안 입었던 교복의 하얀 카라를 잊고 지냈다는 사실이. 검은 동복 빳빳한 에리… 좌우에 각각 학교와 학년 뱃지(badge)를 달았는데, 중학교는 ‘1.2.3’, 고등학교는 ‘Ⅰ·Ⅱ·Ⅲ’으로 학년을 구분했다. 뱃지를 카라에 박아 안쪽에서 고정하고, collar 안엔 그 흰색 플라스틱’ 동정(?) 둘러 대고, 턱 살짝 치켜든 채 두 손으로 목울대 밑 철사 고리 후크(hook)를 채운다. 옷깃 뜻하는 collar를 ‘카라’라 하고, 색깔 의미하는 color는 ‘칼라’라 적더라. 이런 표기로 하여 화이트칼라니 블루칼라니 할 때의 ‘칼라’를 color 즉 色으로 이해하나, 이 때의 ‘칼라’는 collar, 즉 ‘옷깃’이다. 모든 의복의 특징을 옷깃(collar)이라 보고 옷깃 색깔로 맡은 직분 표시한 것이니, 이른바 ‘화이트칼라’는 『와잇 카러 카아러(white color collar)』 이르는 말이다.”
<저자의 차녀 유현민 양이 노래를 부르기 위해 아버지와 이야기 하고 있는 모습>
이 책의 출판을 도맡은 K모 동문은 SNS를 통해 다음과 같이 소회를 밝혔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지난 날 배고팠던 어릴 적 추억과 멀어진 가슴 속 옛 이야기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뽀고와 의정부의 이야기 등 그야말로 글로 남겨지지 않으면 역사의 뒤안길로 사그라지고 말 그런 소중한 내용들이 담겨져 있다. 한 마디로 살아있는 무형문화재라 칭하고 싶다. 때로는 19금을 자유롭게 넘나들지만 결코 천박하지 않은 그만의 표현기법은 독자를 사로잡기에 충분할 것이다.” ▶구매 문의 : 도서출판 예영(031-852-808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