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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남이섬에서 업사이클링 전시하는 엄아롱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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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2020-05-20 19:11:50
“버려진 사물 수집하는 것이 작업의 시작”








 

업사이클링을 테마로 한 설치미술 전시, 남이섬 평화랑에서 8월까지 이어져

코로나19 대응 방역 지침이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된 가운데 맞이한 5월은 사람들의 마음에도 훈풍을 불러오고 있다.

남이섬에는 조심스러운 마음으로 나들이에 나서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남이섬 평화랑에서 지난달 15, 전시 사물 채집이 문을 열었다. 버려진 물건에 새로운 가치를 더한 업사이클링 작품을 선보이는 엄아롱 작가의 초대전이다.

전시 작품은 다소 낯설고 어렵다는 선입견이 있다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한쪽 다리가 부러진 밥상, 공사장에서 볼 수 있는 삽, 바닷가에서 본 부표, 오래된 가방과 모니터들이 재료로 쓰였기 때문이다.

제 쓰임을 다하고 낡은 것, 망가져서 버려진 것들로 표현된 작품들은 오히려 친근하고 한편으로는 색다른 재미를 준다.

새롭지 않은 사물들의 새로운 전시 사물 채집에 담긴 이야기를 엄아롱 작가에게 들어 봤다.

 

남이섬에 온 소감은

오래전에 왔던 기억이 있는데요. 이번에 다시 와보니 새로운 것들이 많아 놀랐습니다. 활기찬 느낌, 나무들과 새소리와 같은 자연은 그대로인 것 같아 정말 좋습니다.

이번 전시 사물 채집을 소개하자면

재개발 현장을 다니며 수집한 사물만을 가지고 한 작품과, 온라인상에 버려진 이미지를 수집해 모듈 형태로 만든 작품을 동시에 전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전시는 제 작업의 과거와 미래를 잇는 의미가 있다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업사이클링에 주목하게된 계기가 있는지

서울에서 태어나 줄곧 자라오면서 주변에 재개발을 자주 지켜볼 수 있었는데요. 도시가 사라지고 사람들이 거주지를 옮길 때 많은 것들이 버려지는 것을 보게 됐습니다. 그런 쓰레기들을 하나씩 주워 모으다가 작업의 재료로 사용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아이디어는 주로 어디에서 얻는지? 작업 과정을 간단히 설명한다면

주로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이나 사회적 현상, 여행하면서 느끼는 감정들에서 모티브를 가져옵니다. 그리고 버려진 사물을 수집하는 것부터 작업을 시작합니다. 표현하려는 이야기들을 생각하면서 재개발 지역이나 소외된 동네에 가면 적합한 재료들이 눈에 들어오는데요. 그것들을 작업실로 가져와서 세척하고 분해(해체)하고 재조합해서 작품을 만듭니다.

전시 작품 중 몇가지 소개해주세요.

히말라야라는 작품은, 2년 전 히말라야를 등반하면서 느낀 것을 표현한 것입니다. 등반에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들만 챙겨 출발했는데, 산을 오를수록 뭔가를 더 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자꾸 들었고, 이런 마음이 집을 이사하거나 작업실을 옮기면서 드는 감정과 맞닿아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것을 포화된 사물을 통해 표현했습니다.

‘Move and Move’는 이동과 설치, 보관이 용이하도록 작품의 구조를 모듈화시켜서 해체, 재조립이 가능한 형태로 만든 작품입니다. 콘크리트 덩이로 만든 뿌리에 스틸로 뼈대를 세웠고, 여기에 를 중심으로 온라인상에서 버려졌다고 이름 붙은 이미지들을 모아 설치했습니다. 이것들은 모두 자유로운 이동이라는 테마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작업 중 어려운 점이 있다면? 재미 있는 점은

어려운 점은, 사물들을 수집하고 세척하는 일들이 혼자서는 버거울 정도로 품이 많이 든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힘들게 수집한 사물들을 보관할 만한 마땅한 장소가 없다는 것도 큰 고민거리입니다.

하지만 버려진 사물들이 작업을 거치면서 새로운 쓸모를 가지게 되어 관객들에게 보여지고 관심을 가지게 되는 과정이 역시 가장 즐겁습니다.

앞으로 어떤 작품을 만들고 싶은지, 작가로서의 지향점이 있다면

작품활동에 있어서 기념비라고 할 수 있을 만한 것을 만들어 볼 계획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보지 못하거나 보고도 쉽게 지나치는 것들에 대해 새로운 시선을 가지고 새로운 가치를 찾아내는 것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청정의 자연을 즐기기에 더없이 좋은 남이섬은, 걷다 보면 재미 있는 조형물과 구조물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가장 먼저 배를 타고 섬에 내리면 화장품 공병 수백 개를 마치 커다란 나무의 열매처럼 꾸며놓은 듯한 조형물이 눈에 들어오고, 시원하게 뻗은 중앙잣나무길에는 언젠가 청담동에서 봤던 풍선 모양 등들이 줄지어 매달려 있습니다. 연못가를 거닐면 수많은 폐소주병으로 정성스레 만든 구조물들이 보인다. 마치 남이섬 전체가 사물 채집전시장인 듯 하다. 업사이클링 전시와 이렇게나 잘 어울리는 장소가 있을까.

 

2020-05-20 19:11:50 수정 이충환 기자 ( uifocus@hanmail.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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